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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더 된 일이라고 기억한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던 중, 일본 전문 채널에서 어떤 드라마를 보게 됐다. 첫 회는 아니었지만, 거의 끝을 향해가던 것만큼은 확실했다. 제목이 '여제'였는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호스티스였던 여주인공이 모진 일들을 겪어내고 결국은 성공한다는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되어 방영된 적이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 드라마는 보지 못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나중에 그 채널에서 '여제'를 다시 보여줄 때 봤지만 소위 '정주행'은 아니었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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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6.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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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올라오기 전,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쓸데없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바로 버스였다. 지하철은 가끔 상경했을 때 타 봤으니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지만, 그 때까지만 해도 수도권 버스를 타는 것이 뭔가 무서웠다. 노선도 몰랐으니 더했다. 내가 알고 있는 노선이라고는, 아빠로부터 전해 들은 13번이 다였다. 인천 올라와서 처음으로 학교에 가던 날, 집 지척 버스 정류장에서 괜히 긴장된 상태로 버스를 기다렸다. 아마 그 때, 처음으로 학교에 간다는 것도 한 몫 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그러나 당시 살았던 문학경기장 주변은 의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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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6.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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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이 좋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지금은 엄두도 못 낼 곳이지만, 인천으로 오기 전 친구라도 만날라치면 노래방을 갔을 때가 있었다. 오락실 내 코인노래방이 되었던, 일반 노래방이 되었던 간에 상관이 없었다. 친구야 상관이 없었지만, 나는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가 없었다. 보통 노래방에 등록되어 있는 노래는 가수가 활동한 곡이지, 웬만큼 알려진 노래 아닌 이상 그냥 앨범 수록곡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내 취향이 그랬다. 활동곡보다는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곡을 더 좋아했다.지금은 다들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한 때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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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6.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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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대학 입학을 앞두고, 어떤 노래를 듣다가 떠올랐던 이야기가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떠올랐던 이야기(14편 참고)는 그 해뿐이었지만, 이번 이야기는 두 번째 학부 졸업작품으로도 썼고 지금도 가끔씩 생각한다. 이번 이야기는 그 때와 관련되어 있다.두 번째 학부에 들어갔을 때, 졸업작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심을 했다. 그 때만 해도, 수업에 제출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써 내야 하는 줄 알았다. 한 학기에 10페이지 남짓 되는 단편소설을 하나 써 내는 것도 힘든데, 또 다른 작품을 써야 한다는 건 결코 쉽다고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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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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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성의 '외로워서 배고픈 사람들의 식탁'을 읽었다.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가 그 곳에서 만난 프랑스 남자와 결혼한 작가로, 유학 시절 겪은 일이라거나 화두가 되었던 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한다. 남편과 같이 '미슐랭 가이드'에 나온 식당을 찾아갔는데 실망을 했다거나, 가족 식사 모임에서 겪은 일들 속 저자가 느낀 프랑스 사회를 알 수 있다. 작가 부부는 여행을 하면서도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닐 정도로, 소위 말하는 '미식가'다. 평소 먹는 것에 얼마나 신경을 쓸까 생각하던 중, 자연스럽게 내가 봤던 일본 드라마를 떠올리게 됐다.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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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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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따 피해자다. 중학교 1학년 때, 한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람(편의상 A)이 있었다. 그러나 운이 없었는지, 당시 같은 학교에 다녔던 애(편의상 B)와 그 사람도 아는 사이였다. 왕따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B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나는 이걸 버티지 못해 A와 인연을 끊어버렸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B는 사사건건 나를 건드렸다. 심지어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B의 괴롭힘에 소위 '날티' 나는 아이들까지 합세했다. 하루는 다른 반 친구가 나한테 교과서를 빌리러 왔었는데, 그 중 하나가 그걸 보고 나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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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2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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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편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드라마와 영화를 싫어한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그나마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도 영화관에 가는 것이 귀찮아서 놓친 영화가 한 둘 아니다.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유료 다운로드를 이용해서라도 보겠지만 나는 그런 타입이 아니다. 어느 정도냐면, 수능 이후의 일화가 있다. 같은 반의 누가 '웰컴투 동막골'을 가져왔는데, 그 날 나는 그 영화를 아예 안 봤다.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없지만, 그 영화를 안 본 것만큼은 확실하다.이러니 케이블 방송의 영화 채널은 평소 보지도 않았다. 영화 채널에서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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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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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드라마와 영화를 싫어한다. 한참 유행하는 드라마도 안 보고(얼마 전 종영했다던 화제의 그 드라마도 안 봤다), 관객 수가 얼마를 넘겼다니 할 정도로 흥행하는 영화에도 일절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작년 일본어능력시험(JLPT)를 막 준비할 때, 청해(듣기)파트가 가장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소위 '덕후'들이 JLPT를 응시하면, 다른 파트는 몰라도 청해 파트에서는 고득점을 얻는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만큼 일본어를 들었다는 반증이다.다행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고독한 미식가'가 내 취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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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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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편입 재수를 준비하던 시절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또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은 하지만 당시 마냥 좋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먼젓번 학부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서 같은 편입 학원을 다녔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지원한 학교들 중 한 곳에 합격해서 그 곳으로 학교를 옮겼다. 반면 나는 '올킬'을 당했다. '올킬'의 여파에서 벗어나는데 근 한 달이 걸렸다지만, 그 이후에도 사실 편입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할 수는 없다.그 친구는 물론이고, 편입에 성공한 사람들은 이 시간 원하는 학교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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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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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편입했을 무렵만 해도, 대학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얼른 졸업해서 취업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당시에는 '대학원'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질감을 느끼던 때였다.그러나 그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다. 편입한 학부에서의 첫 학기가 끝나고, 얼떨결에 외사촌 언니가 가는 일본 여행에 따라가게 되었다. 그 때 이상하다 싶을 만큼, 대학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일본 여행=대학원'은 전혀 연관이 되지 않지만, 그 때 일본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이 생각마저도 안 했을 것이다.대학원 면접을 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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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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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 서로를 좋아했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가 몇 년 후 재회하는 연인들을 상상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다루는 클리셰 중 하나지만, 당시 내 기준에서는 정말로 중요한 이야기였다. 어떤 스토리였냐 하면, 중학교 때 같은 반이 되면서 알게 되었던 어린 연인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헤어지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10년도 더 넘는 시간이 지난 후, 정말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서 다시 이어지는 것으로 끝났다.이 스토리에는 얄팍한 삼각관계까지 끼어 있었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중학교 동창이기도 한 다른 남자 J가, 여주인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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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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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편에서 썼듯, 나는 인천 사람이 아닌 경상도 사람이다. 고향 역시, 이번 코로나의 피해를 입었다.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매스컴에서도 여러 번 다룬 것을 보았다. 이로 인해 대구경북에 씌워진 프레임에 발끈했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일반화 당하는 것이 싫었다.20년 가까이 살았던 고향을 떠나, 지금 대구월드컵경기장과 삼성 라이온즈 파크가 있는 곳 인근에서 2년 남짓을 살았다. 그리고 2012년, 문학경기장 옆 관교동으로 올라왔다. 관교동에서 지내던 무렵, 주소는 여전히 대구월드컵경기장과 삼성 라이온즈 파크 인근 동네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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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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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도 같은 자격증을 준비하게 되었지만, 겨울방학처럼 같은 시간대 수업을 듣는 게 아니었다. 그 사람은 나보다 한 시간 빠른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늘상 일찍 학원에 와 있던 나도 그냥 그 시간대 수업을 들었다. 학원에서도 말리지 않았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그 해 여름방학은 사실, 그 사람을 보고 싶어서 학원에 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그럼에도 결국 말 한 마디를 못 했다. 밤마다 좋아한다고 말해볼까 상상을 했지만, 거절이라도 당할 경우 그 이후가 무서웠다. 학원 내에서도 소문이 날 것이고, 크게는 학교까지 다 퍼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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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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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컴퓨터 학원을 다녔었다. 무슨 계기로 다니게 되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당시 컴퓨터에 소질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은 기억하고 있다. 거기다가 틈틈이 자격증도 몇 개 땄는데, 컴퓨터를 조금 다룰 줄 알다 보니 이미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소문이 나 있었다. 초등학교 때도 그랬고, 중학교에서도 그랬다. 심지어 중학교는 여학교였다. 당시만 해도 반에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있는 애가 한 두명 있을까 말까였는데, 여학교였으니 더했다면 더했다.그렇게 오래 다녔지만 사실 착실하다고는 말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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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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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마지막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삼재'에 이른바 '아홉수'가 겹쳐 있던 해였다. 대학원을 졸업 못 할 뻔 했는데, 그 해 여름에 간신히 졸업했다. 그런 이유로, 남들보다 꽤나 늦게 졸업한 편이다.그리고 그 전, 나보다 한참 어린 아이(편의상 A)한테 제대로 '뒷통수'를 맞았다. 당사자가 잘못했다는 쪽으로 상황 정리가 되었음에도, 한동안 '뒷통수'의 여파가 남아 있었다. A는 나 때문에 이미지가 나빠졌다며 억울해했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그 때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마저 당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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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5.0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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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페인을 전혀 못 받아들이는 체질이다.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 때 편의점에서 마실 수 있었던 500원짜리 커피를 마시고도 그 날 밤을 샌 적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카페라도 가게 되면, 커피 아닌 다른 것을 마셔야 했다.그런 이유로 마시게 된 것이, 스타벅스의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였다. 한 때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이었던 적도 있어서, 스타벅스에 가게 되면 꼭 이걸 벤티 사이즈로 주문했다. 녹차에도 카페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커피만큼 잠을 못 잘 정도로는 아니었다.그러나 재작년부터, 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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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4.2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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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 간 학부 시절의 일이다. 지하철역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정확히는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중간고사 기간이라고 해도, 학과 특성상 그 학기에 지필고사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런 이유로 남들보다 여유 있는(?) 중간고사 기간을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 집을 나선 아침, 유독 내 귀에 들리던 음악이 하나 있었다. 진작 MP3 플레이어에 저장해 둔 음악이었음에도, 당시 듣던 음악만 듣다 보니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던 음악이었다.당시 살던 집에서 학부까지의 거리는 거의 2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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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4.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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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부고 소식을 세 번이나 들었다. 한 명은 알고 지내긴 했지만 교류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지인이었고, 다른 두 명(편의상 A와 B)은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닌 동창이었다. 지인의 사인은 심장마비였고, 친구라는 사람이 부고 카톡을 보내줘서 알았다.지인이라고 해도, 나보다 고작해야 생일이 4개월 빠른 사람이었다. 사망 날짜가 늦은 밤이었는지, 그 다음날 바로 발인을 한다고 했다. 그 날 그 사람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좋은 데 가라, 진작 얼굴 볼 걸 그랬다는 내용의 피드들이 올라왔다. 장례식장에 가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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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4.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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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음악을 듣는 취향이 뉴에이지나 클래식 계열이지만, 나 역시 시작은 국내가요였다. 당시와 지금의 음악 취향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그 당시의 내 시각이 편협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저 남들이 모르는 노래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고만장하던 때가 있었다. 그것도 다른 음악 장르라면 모를까, 지극히 국내가요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내 ‘인생 음악’을 듣기 전에는 말이다.한 때 동경했던 사람 (5편 참조)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어서 시작한 음악 감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내가 브라이언 크레인의 나비 왈츠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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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4.2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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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글을 시작하기 전, 평소보다 더 감성적일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시쳇말로도 즐거웠다고 할 수 없는 고등학교 시절, 유일한 낙이 있었으니 당시 동경했던 사람이었다. 동향 사람이었는데, 키가 큰 편이었고 호리호리했다. 거기다가 외모적인 면에서도 밀리진 않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워낙 말을 아끼는 사람이라, 상대적으로 내 성격이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을 처음 봤던 게 지방 행사였는데, 내가 너무 흥분한 나머지 실수를 했을 정도였다.그 이후 그 사람을 다시 본 건 고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었다. 겨울 방학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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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슬기
2020.04.19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