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보건소, 2시간 기다린 '무증상자' 돌려보내... 타 선별진료소 혼잡도 증가
역학조사 결과 큰 문제는 없다지만... 소극적인 대처 아쉬움

지난 20일 미추홀구 29번 확진자가 청라1동에 소재한 청라 와마트에서 진열을 담당하던 직원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라 지역사회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청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할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식자재를 구입하는 대형할인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일부 아파트에서는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폐쇄하는 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다음날 서구보건소와 국제성모병원 등을 포함한 서구 소재 진료소에서는 소식을 접했던 지역주민들이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지정된 진료소로 운집하였다. <더 청라>는 심곡동 국제성모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길다랗게 줄서 기다리는 검사 대기자들. 이들 중에는 서구보건소에서 검사를 거부당하고 이 곳으로 온 사람들도 있었다(사진=더청라)
길다랗게 줄서 기다리는 검사 대기자들. 이들 중에는 서구보건소에서 검사를 거부당하고 이 곳으로 온 사람들도 있었다(사진=더청라)

 

서구보건소에서 '무증상자'는 검사를 거부당해

21일 오전 11시 즈음, 국제성모병원에는 이미 검사를 위해 대기중인 사람들이 가득했다. 대기자들 중에는 아침 일찍 서구보건소에 도착하여 1~2시간 가량을 기다렸다가 '유증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돌려보내져 다시 국제성모병원에서 1시간 가량을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한 대기자는 "2시간 동안 서구보건소에서 기다렸다가 와마트에 16일과 18일에 방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사를 거부당해 이 곳에 왔다"며 "아무리 보건소 직원들이 갑자기 쏟아진 인원에 정신이 없다라고는 하지만, 대기자들을 돌려보내면서 눈을 부릅뜨고 화내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국제성모병원 측도 전날 와마트 직원 확진소식에 쏟아진 주민들을 감당하기 힘들기는 매한가지였다. 감염외과 담당자는 일일이 대기중인 검사 대기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와마트 측이 보냈던 문자 내용 중 19일은 잘 못 보내진 것이며, 현재 증상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면서 다독이기까지 했고, 진료소 스태프들은 대기행렬이 길어짊에 따라 대기줄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인원을 분산시키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국제성모병원 선별진료소 담당자는 "평소에는 대기자가 많지 않아서 검사를 진행하는 데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우리도 갑자기 터진 와마트 관련 검사자들로 인해 이렇게 붐빌 줄은 미처 생각치도 못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은 안전안내문자에서 '유증상자'에 대해서만 검사를 받도록 안내를 한 것과 서구보건소에서 유증상자가 아닌 무증상자는 돌려보낸 것에 큰 실망감과 함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드러내기도 했다.

 

국제성모병원에서 대기중인 인파들(사진=더청라)
국제성모병원에서 대기중인 인파들(사진=더청라)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대형마트... "밀접접촉자가 7명뿐?"

한편 일부에서는 역학조사 결과 확진판정을 받은 와마트 직원의 밀접접촉자가 7명으로 나온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물품을 진열하고 왕래가 잦은 대형마트 특성 상 확진판정을 받은 해당 직원이 과연 7명만 접촉한 것이 허위사실이 아니냐는 의미에서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확진자가 식사를 했던 시각인 오후 4시 40분경은 직원들의 1차 저녁식사 시간이다"며 "휴무자를 제외 6~70명중 1차로 30명가량 식사를 하러가며 대부분은 휴게실을 사용하는 여직원들이다"고 설명하면서 밀접접촉자가 7명이라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한편 서구는 지난 21일 청라 와마트 전직원 95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실시하여 전원이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만에하나 밀접접촉자가 아닌 직원에게 양성판정이 나왔다면 불똥이 지역사회로 튀어 더 많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던 일이었다.

 

서구는 지난 21일 미추홀구 확진환자의 근무지인 서구 청라 와마트의 직원 95명 전원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사진=더청라)
서구는 지난 21일 미추홀구 확진환자의 근무지인 서구 청라 와마트의 직원 95명 전원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사진=더청라)

역학조사 담당자 "와마트 직원 확진자는 마트 이용자들에게 전파력이 낮다고 판단"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 서구 측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서구보건소 역학조사 관계자는 "미추홀구 29번 확진자는 진열 작업 때에도 마스크를 끝까지 올바르게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판매공간에 있었던 다른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없거나 거의 희박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보건소에서는 16일과 18일 방문했던 사람들 중 유증상자에 대해서 검사를 받도록 안내한 것이며, 만일 이 확진자가 마스크를 벗고 작업했다면 무증상자도 마찬가지로 조사하는 것이 맞다"라고 해명했다.

또 밀접접촉자를 7명으로 한정한 것에 대해서는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했던 구내식당과 휴게실은 창문이 열려져 있어 환기가 되어 있던 곳이었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하여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밀접접촉자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밀접접촉자 7명은 당시 확진자와 같은 식사 테이블을 이용했거나 동선이 밀접하게 겹치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역학조사 당시 직원들이 이용하는 통로에는 CCTV가 없었는데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에 대비하여 밀접접촉자 외에도 95명 직원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언론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직원 95명 이외에도 와마트의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전부 검사를 진행하였고 전부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와마트 측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하여 <더 청라>와의 인터뷰를 거부하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된 청라 와마트(사진=더청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된 청라 와마트(사진=더청라)

"좀 더 책임감있고 적극적인 태도를 주민들에게 보여주어야"

이재현 서구청장은 청라 와마트 전 직원이 음성판정이 나온 것에 대해 "코로나19로부터 서구를 지켜내기 위한 예방과 방역만큼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강력하게 이어가겠다"며 "구민 여러분도 지금까지 그랬듯이 끝까지 힘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추가적인 보충설명 및 해명자료를 통해 5월 16일과 18일 와마트 방문객 중 유증상자로 고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서구 측의 행보와 검사 당일 무증상자 주민의 진료를 거부한 것에 대해 많은 주민들이 서구 측의 대처에 큰 실망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 미추홀구 학원강사 발 지역감염 확산으로 인해 청라를 포함한 많은 지역 주민들이 민감한 상태에서, 주민들을 충분히 설득시키고 안내하는 자세 없이 불친절한 태도를 보였던 서구보건소 측의 태도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불안감을 가진 주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는 커녕 오히려 불을 지피는 대응으로 보이기 충분하다.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는 "금번 청라 와마트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서구와 와마트 측의 대처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좀 더 책임감있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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