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토요일 청라소각장 주변을 찾았다. 아직 대다수의 인천시민들은 청라소각장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각장 주변 사업체를 운영하는 업주 역시 이 굴뚝의 정체가 소각장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사진=더청라)
8월 1일 토요일 청라소각장 주변을 찾았다. 아직 대다수의 인천시민들은 청라소각장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각장 주변 사업체를 운영하는 업주 역시 이 굴뚝의 정체가 소각장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사진=더청라)

기자는 지난 8월 1일 소각장 주변을 배회하였다. 소각장 굴뚝에서는 시커먼 연기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소각로에서 나오는 기계 가동음이 주변의 공기를 감싸고 있었다.

청라 주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이 청라 소각장 현대화 반대를 외치면서 조금씩 청라 소각장의 존재를 알기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아직 도로명주소 '인천 서구 로봇랜드로249번길 38'에 소각장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 하다. 소각장 근처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업주도 가게에서 보이는 굴뚝이 쓰레기 소각장이라는 사실을 기자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라소각장은 서구를 포함하여 중구, 동구, 부평구, 계양구, 강화군 등 6개의 쓰레기를 소각하는 광역폐기물소각장으로 청라국제도시가 조성되기 전인 1998년 착공을 시작해 2002년에 완공되었다. 청라소각장은 2015년 내구연한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각장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지금도 연간 50~60톤 정도의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청라소각장으로 쓰레기를 수송하는 차량들 중에는 노후경유차의 비중도 적잖다. 서구, 동구, 중구, 부평구, 계양구, 그리고 강화군에서 출발한 차량들이 청라소각장으로 오는 동안 발생되는 배출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사진=더청라)
청라소각장으로 쓰레기를 수송하는 차량들 중에는 노후경유차의 비중도 적잖다. 서구, 동구, 중구, 부평구, 계양구, 그리고 강화군에서 출발한 차량들이 청라소각장으로 오는 동안 발생되는 배출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사진=더청라)

6개 군·구의 쓰레기와 함께 '매연'을 청라로 보내는 쓰레기 수거차량

하지만 청라소각장 자체만 대기오염물질을 내뿜는 것이 아니다. 청라소각장으로 쓰레기를 실어나르기 위해 움직이는 쓰레기 수거차에서 내뿜는 매연도 청라를 둘러싼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일 최대 420톤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청라소각장에는 최대로 소각이 가능한 쓰레기양, 혹은 그 이상의 쓰레기를 운반하는 차량들이 서구를 포함한 6개 군·구에서 온 쓰레기 수거차량들이 새벽1시부터 오후12시까지 끊이지 않고 들어오고 있다.

쓰레기 수거차량들은 경명대로, 봉수대로, 중봉대로, 봉오대로 등 큰 길을 이용해서 쓰레기를 반입하고 있는데, 쓰레기 운반차량들의 이동경로는 시청 및 각 군, 구청에서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운반차량의 이동경로에 제한을 둘 수 있는 법령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이다. 따라서 쓰레기를 운송하는 자원업체 차원에서 양심에 따라 이동경로를 설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각 관할 지자체의 입장이다.

쓰레기 운반차량들이 노후경유차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청라의 주거지역을 관통하여 쓰레기를 반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요 이동경로인 로봇랜드로나 봉오대로 등이 청라국제도시 주거지역과 매우 가까이 있어 운반차량들이 배출하는 배기가스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특히 쓰레기 수송차량들 중에는 노후화된 디젤차량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어 대기오염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인천 서구에서 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쓰레기 차량의 도입을 시작했지만, 인천 전역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수송차량들로부터 청라의 대기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쓰레기 반입차량의 대수를 줄이는 길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청라와 송도에서 일괄적으로 소각하고 있는 자원순환 정책을 전환하여 발생시 처리원칙에 의거한 각 군·구별 소각장을 확보하여 쓰레기 수송차량의 동선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인천시의 청라 소각장 현대화 추진은 오히려 발생지 처리원칙을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청라 소각장 외에도? 청라 주변에 위치한 세 곳의 소각시설

청라소각장을 포함한 서구 소재 폐기물 소각 처리시설 세 곳의 위치와 반경 4km을 표시한 자료. 생활폐기물을 취급하는 청라소각장과는 달리 세 곳의 폐기물소각장은 의료용, 산업용폐기물을 소각하는 곳이다(네이버 지도 갈무리)
청라소각장을 포함한 서구 소재 폐기물 소각 처리시설 세 곳의 위치와 반경 4km을 표시한 자료. 생활폐기물을 취급하는 청라소각장과는 달리 세 곳의 폐기물소각장은 의료용, 산업용폐기물을 소각하는 곳이다(네이버 지도 갈무리)

청라 주변에는 청라광역폐기물소각장 외에도 세 곳의 소각장이 있다. 석남동 소재 케이비아이텍, 원창동 소재 에이티에너지, 그리고 청라와 매우 가까운 경서동 서부산단 소재 경인환경에너지(구. 대길그린)가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사업장, 의료기관 등에서 발생된 산업폐기물을 소각하는 업체로 각 업체 별로 40톤에 가까운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청라에서 그나마 가장 멀리 위치한 케이비아이텍의 경우 지난 3일 사업장에서 화재로 인해 발생된 유독가스가 청라 지역까지 도달했을 정도로 이 곳 역시 청라의 영향범위에 해당되는 업체라고 볼 수 있다.

소각장이 하나만 있어도 기피대상이 됨에도 불구하고, 청라국제도시는 청라소각장과 세 곳의 민간소각장으로 둘러쌓여 있어 주민들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위협하는 요소로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이러한 주변환경은 무시한 채 비용과 시간 절감을 목적으로 청라소각장 증설을 강행하고 있어 청라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본격적으로 돌입했던 3,000건 민원릴레이는 뜨거운 주민들의 참여 속에 시행 사흘만인 6일에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여전히 청라 지역주민들과 지역 정치인들을 포함하여 경실련 등 단체에서도 소각장 공론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이 웨이(My Way)'를 고수하고 있다.

이제 인천시는 청라 주민들의 분노어린 의견에 응답을 해야 한다. 시간을 오래 지체하고 귀를 닫을수록 시간은 결코 인천시의 편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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