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돔' 실현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청라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0일 진행된 '배블리TV 시즌2' 제17회에는 김교흥 인천서구갑 국회의원이 출연하여 스트리밍시티, 철도사업 등 청라 지역의 현안에 대한 진척도 등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다뤘던 내용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현안은 바로 스타필드 돔구장(청라돔) 소식이었다. 당시 김교흥 의원은 청라돔은 잘 진행되고 있으며, 돔구장을 반영한 계획 변경이 신세계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청라 주민 뿐만 아니라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MLBPARK나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유명 커뮤니티에서도 회원들 간 토론이 이어지는 등 청라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고, 야구 전문 매체와 지역 언론에서도 이날 배블리TV에서 언급한 내용을 심도있게 다루기도 했다.
청라돔이 실현이 될 경우 인천시는 악천후에 구애받지 않고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돔경기장과 대형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아레나를 동시에 얻게 된다. 더 이상 인천시가 '대한민국의 관문 역할'에 지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외 관광객들이 방문하여 소비하는 도시로 발돋움하게 되면서 인천시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靑羅萬想' 칼럼에서는 '청라돔'이 더욱 아름답고 지역 친화적인 장소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원정 팀 선수를 비롯한 손님을 맞이할 충분한 대비가 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중입자가속기' 갖춘 아산병원과의 공존
현재 우리나라의 유일한 돔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은 본래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진행하려 했던 본계획이 거듭 수정되면서 지어진 만큼 여러모로 아쉬움이 가득한 구장으로 평가받는다. 좁은 부지에 지어짐으로 인해 만들어진 기형적인 구조와 높은 경사각, 적은 수용인원, 좁은 좌석간격 등이 고척돔이 가지고 있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
따라서 일부 야구 팬들은 청라돔에서는 고척 스카이돔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국내 최초의 개폐식 돔구장이 되기를 소망한다는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 물론 사업주인 신세계 측, 즉 '용진이 형'의 의지가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돔 형식 채택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야구장은 '빛공해 유발시설'이자 '소음공해 유발시설'이다. 이로 인해 광주와 창원 등 주거시설과 야구장이 붙은 지역에서는 소음과 빛공해 민원이 연례행사처럼 끊이지 않고 있고, 일부 야구장에서는 밤 10시 이후에 앰프 사용을 금지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청라돔의 경우 아파트 및 주거단지가 몰려있는 청라 1~6단지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소음민원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돔구장으로 지을 경우 야간조명으로 인한 빛공해 피해 역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돔구장이 들어설 스타필드 인근에는 다수의 오피스텔 주민들과 함께 '중입자가속기'를 갖춘 서울아산병원청라에 입원하는 경·중증의 암환자 등 안정을 요하는 사람들이 머무를 예정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한 구장 설계를 요해야 한다.
'개폐식 돔구장'과 '병원'이 같은 지역에 공존함으로 생기는 사례는 바다 건너 일본 후쿠오카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의 신흥 명문으로 떠오르고 있는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돔구장인 '후쿠오카 PayPay돔'은 1993년 기준 760억 엔 가량을 들여 조성한 개폐식 돔구장으로 4만 명에 가까운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 구단은 이곳에 다양한 '돔 투어' 등을 구성하여 이곳을 찾아오는 호크스 팬을 비롯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작 이 곳에서 열리는 경기들은 '개폐식 구장'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고 대부분 지붕을 닫은 채 진행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후쿠오카 돔이 개폐식 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지붕을 닫고 경기를 가지는 이유는 여러가지 사유가 있으나, 가장 큰 요인은 인근 대형병원의 클레임 때문이었다. 특히 대부분 야간경기가 편성되는 야구의 특성 상, 경기 중 발생되는 소음으로 인해 밤에 숙면 등으로 안정을 취해야 하는 환자들의 컨디션 관리에 방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청라돔 역시 이와 비슷한 조건에 놓여있다. 후쿠오카 돔의 사례처럼 입지를 살리지 못한 잘못된 설계로 인해 돔 야구장 관람객들과 병원 환자 및 가족들이 '서로 불편한 존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라돔이 아직 구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향후 폐쇄식을 택할지, 개폐식을 택할지도 결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앞서 이러한 걱정을 하는 것이 부디 '기우'이길 바란다. 입지조건을 살린 묘책을 담은 설계로 병마와의 싸움에 지친 환자 및 그 가족들이 야구 경기를 보면서 그동안의 갖은 스트레스를 씻어낼 수 있는 청라돔이 되길 바란다.
원정팀이 머물 수 있는 공간 준비 서둘러야
또 살펴보아야 할 점은 청라돔으로 경기를 뛰러 오는 원정팀의 숙소가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랜더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현재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원정팀들이 간석동의 R 호텔과 송도 O 호텔 중 한 곳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숙소들이 전부 청라와는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 새로운 원정 숙소를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스타필드 조성과 함께 만들어지는 호텔에서 머무를 수도 있지 않냐는 의견도 있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결과를 내야 하는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상대 팀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머무르는 것이 원정팀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서로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만큼 비용을 들여가며 상대 팀에 도움되는(?) 연관 시설을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례로 롯데 자이언츠의 연고지인 부산시의 경우 연고팀인 롯데 측에서 부산의 특급호텔 중 한 곳인 롯데호텔을 두고 있으나, 원정팀들은 롯데호텔이 아닌 동래구 소재 N 호텔에 여장을 풀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설령 그것이 아니더라도, 스타필드에 지어지는 호텔은 스타필드와 청라돔을 찾아오는 팬들과 숙박객들을 배려하기 위해 남겨두고 원정을 떠나온 선수들은 다른 공간에서 경기를 위한 컨디션 보충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프로야구 1군 엔트리에는 28명의 엔트리가 등록되어 있고, 여기에 10여 명 이상의 코칭스태프, 구단 소속 매니저 및 트레이너, 기타 인원까지 포함한다면 70여 명의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숙소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이들을 넉넉하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는 것을 전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 후 쏟아지는 피로감을 녹여줄 수 있는 안락한 환경 역시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프로스포츠 선수 숙소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에 '피트니스 시설'이 들어간다. 보통 원정 선수들이 현지 적응을 위해 원정 야구장에서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이 제공되기는 하나 그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 외에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데, 보통은 숙박시설에 갖춰진 피트니스 시설을 이용한다.
문제는 현재 기준으로는 이러한 '원정팀 숙소의 덕목'을 제대로 갖춘 숙박시설이 청라 주변에 없다는 것이다. 3~4성급 이상의 숙박시설들이 영종도나 송도, 남동구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데 반해 청라를 포함한 서구 지역에서는 아직 이러한 숙박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이다.
그나마 거리상으로 가까운 부평 지역에 4성 급 호텔이 있으나, 여행자 숙소 형태로 지어져 있어 피트니스 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원정팀 숙소로써 자격을 갖춘 숙박시설을 찾기 위해서는 통행료까지 지불하며 영종도로 가거나, 직선거리로 8km 가량 떨어진 중구 소재 호텔까지 가야 하는 수고가 빚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라 인근에 피트니스 시설을 갖춘 3~4성 급의 호텔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도(?) 청라에는 스타필드 외에도 호텔이 들어올 수 있는 곳이 국제금융단지 부지에 마련되어 있다. 현재 사업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국제금융단지 조성사업에 속도가 붙어야 하는 이유이다.
청라 지역에 숙박시설 조성은 꼭 스포츠 원정팀만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청라시티타워를 비롯한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청라의 관광명소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향후 로봇랜드를 비롯해 국제업무단지에 입주할 예정인 4차산업 관련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최근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을 비롯해 로봇랜드 사업 역시 활발하게 추진되는 등 막혀있었던 청라 지역의 현안들이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국제금융단지 조성 역시 조속히 추진되어 스타필드 및 돔구장을 비롯한 여러 현안들과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청라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 잘 살려 추진되도록
그 여느 때보다도 청라국제도시가 '핫'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현재 청라국제도시의 현안들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며, 청라가 비로소 '인천경제자유구역'이자 '국제도시'로써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뜻이다.
이번 칼럼은 청라의 호재들이 '조화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진행 시 예상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짚어가면서 사전에 발생될 수 있는 추진 저해요소를 차단하고 주민들이 바라는 청라국제도시의 이미지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했다.
비록 야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일지라도, '청라돔'을 포함해 청라국제도시를 찾아오는 외부 지역 주민이나 해외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어트랙션이 청라에 많아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어트랙션들이 조화롭게 지역에 자리매김하여 불협화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감시하는 것 역시 청라 주민으로써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된다.
배블리TV 고정 패널인 노형돈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7회에서 시청자들에게 남긴 환영인사로 이 글을 맺으려 한다. "청라국제도시 참 좋은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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