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 '2021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가결과서 '재정지원 제한'에 포함
- 인하대 구성원, 청와대 국민청원·인천시 시민청원 통해 결과 부당함 호소
- 청라 주민들은 '만감 교차' "인천 대표 대학 역할 회복 위한 각고의 노력 절실"

인하대학교 전경(사진=인하대학교)
인하대학교 전경(사진=인하대학교)

지난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1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가결과에서 인천의 인하대학교가 정부의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인하대를 포함해 인천 지역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가결과에서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인하대는 3년 간 장학금 및 연구비용을 포함한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다수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평가 항목 중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항목에서 낮은 결과를 받은 결과라면서, 인하대 측은 다른 평가 항목 대비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은 해당 평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발표로 인해 인하대 관계자를 비롯해 지역사회에서는 인하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송도 사이언스파크 캠퍼스와 용현캠퍼스 고도화 사업, 인하대김포병원을 비롯한 김포 메디컬캠퍼스 조성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하며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인하대의 평가 가결과 관련 청원. 등재 이후 국민청원 관리자에 의해 특정 대학 명칭인 인하대의 이름이 가려졌지만 인하대 총동문회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청와래 국민청원 페이지 화면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인하대의 평가 가결과 관련 청원. 등재 이후 국민청원 관리자에 의해 특정 대학 명칭인 인하대의 이름이 가려졌지만 인하대 총동문회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청와래 국민청원 페이지 화면 갈무리)

충격 받은 인하대 "가결과 받아들일 수 없어…이의 제기할 것"

교육부의 가결과 발표 다음날인 18일 인하대 조명우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조 총장은 "우리 대학은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다수의 정량지표에서 만점을 획득했으며 사학의 사회적 책임성 측면에서도 제재에 따른 감점 요인 또한 발생하지 않았으나, 일부 정성 지표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평가를 받았다"라며 "평가의 불합리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인하대 교육의 우수성을 담아 강력하게 이의 제기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김포 메디컬캠퍼스 및 송도 사이언스파크캠퍼스 설립과 용현캠퍼스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교육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어떤 점이 더 개선되어야 할지 짚어보고,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개혁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화문에 담았다.

충격을 받은 것은 재학생과 교직원, 총동문회를 비롯한 인하대 구성원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을 인하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번 가결과 발표가 권역별 대학 평가로 인한 '나라 갈라치기'로 인한 것이라며 교육부의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방식과 더불어 역차별적인 권역별 대학 평가 방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렸다.

19일부터 시작한 해당 청원은 하루가 지난 20일 기준 9,000명에 가까운 동의 수를 이끌어 내고 있고, 인하대 총동문회 등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해당 청원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인천시 시민청원에 올라온 인하대의 재정지원 제한 관련 인천시의 입장을 촉구하는 청원은 등재 하루만에 6,000건이 넘는 공감을 이끌어냈다(인천은소통e가득 시민청원 페이지 화면 갈무리)
인천시 시민청원에 올라온 인하대의 재정지원 제한 관련 인천시의 입장을 촉구하는 청원은 등재 하루만에 6,000건이 넘는 공감을 이끌어냈다(인천은소통e가득 시민청원 페이지 화면 갈무리)

인하대 구성원, 인천시에도 대책 마련 촉구…시의 역할은 제한적일 듯

인하대 구성원들은 인천광역시에도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 지역 대표 대학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인천시에서도 이번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해당 내용을 담은 '인천은소통e가득' 시민청원은 청원 시작 당일 영상답변 요건을 충족하며 시민청원 개시 이래 최단기간 답변 요건 성립과 최다 공감수를 기록했고, 하루가 지난 20일에는 6,000건이 넘는 공감수를 기록하게 됐다.

인천시 시민청원을 운영하는 담당자에 따르면 30일 간의 청원기간 동안 공감 수가 6,000건이 넘는 시민청원에 대해서는 인천시에서 상설 운영중인 '인천시 공론화위원회'의 심의 검토 대상이 된다.

그러나 공론화위원회 심의 지침에는 시민청원 중 「지방자치법」 및 동 법 시행령에서 정한 사무범위가 아니거나 공무원의 인사 및 조직구성에 관한 사항 등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심의 지침에 따라 인하대 구성원 측에서 상정한 해당 시민청원의 경우 '사립대학의 사무'에 해당돼 심의 대상에서 제외되며, 결국은 사립대학인 인하대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도 인천시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다음달 28일 이전까지 인천시에서 준비해야 하는 영상 답변 역시 국립이나 시립이 아닌 '사립대학' 인하대에 대해 제한적인 업무만을 할 수밖에 없는 시의 입장을 담은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자료=HDC현대산업개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자료=HDC현대산업개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로 연결고리 있는 청라 주민들 '만감 교차'

인하대의 재정지원 제한 내용이 담긴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 발표에 인천 시민들도 놀라움과 당황을 금치 못했다. 특히 인천 송도와 김포 등 인하대의 신규 캠퍼스가 추진 중인 지역에서는 이번 결과로 인해 사업 추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청라 주민들 역시 만감이 교차하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청라 주민들은 특히 청라에서 추진되고 있는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선정되었음이 다행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하대는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사업에 참가한 바 있다.

청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중인 회원 A씨는 "인하대가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상황에서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면 큰일날 뻔 했다"며 "현재 송도 캠퍼스를 포함해 인하대에서 추진중인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청라의료복합타운 마저 인하대에서 진행했다면 사업 추진 원동력을 잃을 뻔 했다"는 의견을 남겼다.

다른 회원 B씨 역시 "재단과 대학이 어려움에 있으면서 청라의 미래가 달린 청라의료복합타운을 가지고 지역 언론과 오피니언 등을 총동원해 흔들었던 점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청라 주민들이 깨어있지 않았다면 청라의료복합타운의 미래는 생각만 해도 아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인천 지역 대표 명문사립으로써 자리매김했던 인하대가 '부실대학'의 기준이 되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목록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안타까워하는 청라 주민들의 의견도 있었다.

회원 C씨는 "인하대는 인천의 자부심이자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라는 의견을 남기며 "비록 청라의료복합타운과 관련하여 인하대 측이 벌였던 언론플레이 등 용납하기 힘들었던 것도 있지만, 과거를 떠나 인하대가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매우 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소식을 계기로 인하대가 '인천의 자존심'으로써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청라 주민 D씨는 청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과거에도 인하대는 입시에서 결코 만만한 대학이 아니었고, 지금도 인하대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인하대가 현재에만 머무르지 말고 끊임없이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 '인천 사립대학의 자존심'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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