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31일 대개편 이후에도 노선굴곡·긴 배차간격 여전
- 승객 이용불편 증가에 따른 시내버스 수익 감소 '악순환'
- 시민 편익 위한 시내버스 체질개선 절실

청라BRT통합차고지 내에 주차된 시내버스(사진=더청라)
청라BRT통합차고지 내에 주차된 시내버스(사진=더청라)

다음달 2일부터 노선이 변경되는 17-1번은 구간변경과 함께 차량대수가 1대 늘어났다. 그러나 구간변경에 따른 소요시간 증대로 배차간격은 여전히 15분을 넘긴다. 여기에 검암2지구 추가경유로 인해 청라 지역에서 검단까지 가는 데 소요시간은 편도 10여분 정도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인천광역시는 한정면허 폐지 및 교통복지에 초점을 맞춘 '인천e음버스'를 주 골자로 하여 기존 노선들의 굴곡도 개선 및 비수익구간 단축에 초점을 맞춘 시내버스 개편을 단행했다.

전체 인천 시내버스 보유대수 중 100여대 가량이 감차되었음에도 인천시는 굴곡노선 최소화 및 장거리노선의 단축을 통한 운행 효율성 개선으로 버스 이용 편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선체계 개편 시행 이후 일부 노선들은 다시 노선의 굴곡도가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발생했고, 노선길이가 길어진 일부 노선들은 배차간격을 맞추기 위해 타 노선에서 차량을 가져오는 등 '차량 돌려막기'가 지속되고 있다.

인천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관내에 차적을 둔 면허차량들의 총량 내에서 운영되는 '차량총량제'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어 탄력적인 차량 증·감차를 꾀할 수 없고, 결국 배차간격 축소, 혹은 노선 연장에 따른 배차간격 증가 최소화를 위한 시내버스 노선 증차를 위해서는 결국 기존 노선의 차량분을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17-1번 차량 증차의 '피해'를 입은 700-1번은 2020년 개편 이전까지 강화군에서 구월동 롯데백화점을 잇는 노선으로 운영됐으나, 장거리 운행에 따른 배차간격 개선 차원에서 노선 이용 주민들이 원했던 '종합병원 경유' 및 '인천 2호선 가정역 경유'를 유지한 채 현재의 노선(강화~국제성모병원~가정역~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운행되었다.

그러나 개편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30분이 넘는 배차간격으로 노선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데다, 이번 소규모 개편으로 1대가 감차되며 운행시격 역시 최대 40분 대까지 벌어져 가정지구 주민을 비롯한 연선 이용객들의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 검단신도시, 송도국제도시 11공구 등 인천시 신규 주거지역의 입주물량이 대규모로 예정된 가운데, 이들 지역에 충분한 시내버스 노선 공급을 위해서는 기존 노선의 감차를 통한 신규 차량분 확보를 피할 수 없어 기존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현재 평균적으로 시내버스 체감 배차간격이 15분을 넘어가는 노선이 많은 가운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청라를 포함한 인천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 편리성 저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민들의 주요 이동 패턴이 대중교통에서 공유킥보드 등의 PM으로 이동했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인천시 입장은 이동패턴 변형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뿐, 배차간격 및 굴곡도 개선 문제 등 대중교통 접근성 저하에 대한 면벌부는 되지 않는다(Image by icsilviu from Pixabay)
인천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민들의 주요 이동 패턴이 대중교통에서 공유킥보드 등의 PM으로 이동했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인천시 입장은 이동패턴 변형의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뿐, 배차간격 및 굴곡도 개선 문제 등 대중교통 접근성 저하에 대한 면벌부는 되지 않는다(Image by icsilviu from Pixabay)

시민 편익의 감소는 곧 시내버스 준공영제 수익금 감소로 이어져 적자 보전금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시내버스 배차간격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천 지역 골고루 대중교통의 수혜를 나누는 차원의 '교통 복지'를 목적으로 도입되었던 준공영제의 시스템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인천시는 시내버스 개편을 통해 적자 보전에 투입되는 보전금을 개선하고자 했으나 올해도 여전히 2천 억 원 가량의 적자 보전금 투입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4년 전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시는 강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올해도 2019년 대비 승객 수가 28% 가량 줄었다"라면서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이용객들의 이동 패턴이 대중교통에서 개인 승용차나 공유 스쿠터, 공유 자전거 등의 PM(Personal Mobility;개인형 이동수단)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수요 변화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의 입장이 결코 인천 시민들이 체감하는 대중교통 접근성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변명은 되지 않는다.

더 이상의 문제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인천시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인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체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인천시에서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 주거지역의 범위가 커지는 만큼 차량총량제로 묶인 차량수를 유연하게 증차하는 등 효율적인 노선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있다.

이번 노선 변경안을 살펴본 인천 시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시내버스 개편을 통해 굴곡도와 배차간격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 오히려 굴곡이 커지고 배차간격도 20분은 기본인 것을 보면 제대로 개편을 한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시대가 급속히 바뀌어가고 있음에도 시민의 편익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인천시의 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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