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세어도 갯벌정원 전경

자료사진 : 세어도 갯벌
자료사진 : 세어도 갯벌

서구의 서쪽 끝 바닷가에서 저녁 노을 붉게 타오르는 낙조의 마지막 모습을 지키고 있는 세어도(細於島)는 1914년 경서동 소속에서 원창동으로 이속된 섬으로서 행정구역상 현재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353번지 일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 408,000m2, 28가구 37명이 주로 농어, 숭어, 새우잡이 등 어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

세어도는 별칭으로 세루, 시루라 불리었으며, 여지도서(與地圖書)에는 서천도(西遷島)라는 이름으로 등재되어 있다.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자연경관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어촌마을로 갯벌체험 및 선상낚시 등 체험활동과 총 5.7Km의 둘레길이 조성되어있다.

『만조시에는 바닷물이 둘러싸여 갇히고, 간조에는 거대한 갯벌에 갇히는 세어도는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딱 한 번 들어왔다고 한다. 그 만큼 도심속에 오지라는 의미이다. 세어도는 1990년대까지 전기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8년에 50kw짜리 자가 발전기 한대를 구입하여 하루에 6시간(오후 5시-11시) 제한적인 전기공급을 했다. 가전제품 사용 등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도시의 휘황한 불빛이 빤히 보이는 곳에 살고 있었기에 세어도 주민들의 소외감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관정을 뚫어 해결하고 있는 식수 사정도 코앞에 있는 원창동 주민들의 생활을 생각해 보면 그다지 좋다고 볼 수만도 없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주민들은 비좁은 농토와 갯벌에 의지해 근근이 살아왔다. 세어도는 농어가 특히 많이 잡히는 섬이었다. 오죽하면 농어철에는 농어 코고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곳이라고 했을까. 그러나 우리 바다가 대부분 그렇듯 어획량이 현저하게 줄고, 인천공항과 영종대교 건설, 강화 제2대교(초지대교) 공사가 7년간 이어지면서 갯벌마저 큰 피해를 입었다.

사실 세어도는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지리적 여건이 뛰어난데도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지역이었다. 다만 관광 기반 시설이 열악하고, 주변의 군사 시설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외면 받아온 것뿐이다.

지금은 강화대교가 개통되어 더 이상 강화를 향하는 여객선은 없지만 예전에는 인천~강화 간 정기여객선 ‘금해호’가 세어도를 거쳐서 갔다. 그 뒤 인천 연안 부두에서 신도, 시도, 장봉도, 세어도를 거쳐서 다시 연안부두로 오고가는 배가 있었지만 인구 감소로 이 뱃길이 끊어진 지 오래되었다.

세어도는 123여년 전 개항(1883년) 당시에는 무인도였다. 이 섬에 주민이 정착한 후 106여년 만에 처음으로 전기가 공급되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섬들이 많다. 이렇게 세어도는 물 부족과 함께 전기가 없는 낙후된 섬으로 살아야만 했다. 전기 용량이 턱없이 부족해 가전제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여 밤이면 호롱불과 촛불에 의존해야만 했다.

세어도는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때 묻지 않은 인심과 자연경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자 어촌과 농사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소박한 어촌 마을이었다.

세어도 여행은 인천시 서구청에서 운영하는 “정서진호” 타고 가면서 시작된다. 이 배는 세어도 주민과 여행객들을 무료로 실어나르는 고마운 배다. 배에서 내리면 마을 입구에 물개 형상이 여행객들을 맞는다. 마을 언덕의 입구에는 섬답게 바다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담장 곳곳에 그려져 있다. 마치 벽화 마을이란 느낌을 받았다. 1980년대의 마을 모습이 시골스럽다.

내판을 보면 마을 입구에서부터 북쪽의 섬 끝에 위치한 전망대까지 거리는 1.5km이다. 길을 따라가다가 안쪽으로 들어가면 팔각정이 있는 앞 마을에 도달한다. 그 위쪽에는 마을에서 가장 멋진 건물인 2층짜리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회관 마당에는 숲길의 방향을 지시하는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은 멀리 육지가 보이는 숲길이며, 왼편에는 넓다란 바다가 보이는 해안길이다. 어느 길로 가든지 같은 방향이 나온다. 숲길 방향을 따라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당제를 지냈던 소나무 군락지이다.
 

섬에서 어업 활동이 활발하던 시절, 마을 사람들은 여기에 모여서 마을 제사인 당산제를 드렸다. 1973년도 인구는 42가구 214명이 정도였다.

1990년 이후 교통과 전기 사정이 열악하여 주민들이 급격히 인천으로 빠져나가 더 이상 제사는 중단되었고 지금은 소나무만이 무성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숲으로 들어가면 깎아지른 절벽 때문에 더 이상 갈 수 없다. 2013년에 만든 난간 덕분에 길은 안전하게 이어진다. 숲과 나무로 둘러싸인 길로 가다보면 전망대로 가는 임도와 마주하게 된다.

마을회관에서 전망대까지는 천천히 걸어가도 40분 정도 걸린다. 섬의 끄트머리인 전망대 아래쪽은 넓은 갯벌이 보인다. 멀리 강화도동검도가 보인다. 물이 빠진 간조 시간이라 세어도 주변에는 거대한 갯벌이 드러나 있다. 이제 길은 다시 왔던 마을로 이어지면서 우측의 해변길로 들어선다.

세어도에는 2개의 작은 섬이 있다. 하나는 배가 닿은 선착장과 원창도 사이에 보이는 삿갓처럼 생긴 키도와, 다른 하나는 전망대 근처에 있는 소세어도다. 길이 돌들로 잘 연결되어 가 볼 수 있는 아주 조그만 소세어도이다.

소세어도로 가는 돌길과 소세어도 전망대와 정자가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시 계속 마을 방향으로 가면, 세어도의 명소인 갈대밭 풍경을 만난다. 마을로 돌아오는데 필요한 시간은 2시간 정도이다.

지금까지 숨바꼭질만 하듯이 꼭꼭 숨어 살던 세어도가 이제 드디어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정서진호의 운행과 함께 어촌체험마을로 조성되면서 둘레길과 명품 산책로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연생태관광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세어도를 방문한 박남춘 인천시장은 어촌뉴딜300 등 주요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박 시장의 현장방문은 어촌뉴딜300 사업과 빗물저장시설 및 도선건조 사업 등 세어도 접근성과 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세어도를 인천 갯벌정원으로 명소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다.

어촌뉴딜300 사업이란 선착장·물양장 등 낙후된 어촌의 필수 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항·포구를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함으로써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방문객을 유치해 어촌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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