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고통 호소…공동주택 배려심 아쉬워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살면서 입주민 간에 서로 조심해야 할 게 적지 않다. 온라인 공간에는 층간소음, 층간흡연에 ‘주차테러’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들이 이어지더니 최근에는 비둘기 똥에 이어 성관계 소음이 논란이 됐다. 공동주택의 배려심이 아쉽기만 하다.

아파트 아래층에서 모이를 먹은 비둘기 수십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출처 : 보배드림 영상 캡처)

◇비둘기

한 아파트 입주민이 비둘기 밥을 챙겨주는 아래층 입주민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랫집 주민이 베란다 실외기 위에 아침, 저녁으로 모이를 뿌려놓아 비둘기 떼가 몰려들어 괴롭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주말에 청소하다 보니 딸아이 방에 비둘기 털에 똥에…. 창문도 못 열고 이게 사람 사는 거냐”고 하소연하며 영상과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에는 실외기 위 나무판자에 비둘기 모이가 쏟아져 있다. 영상에는 수십 마리의 비둘기가 아랫집 에어컨 실외기 위에 머물렀다 날아오르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A씨가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시청을 통해 항의했으나 ‘말로 할 수밖에 없다’,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전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비둘기를 부르는 아랫집은 ‘내 집에서 내가 밥 주겠다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피해준 것도 없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누리꾼들은 “한두 마리도 아니고 테러 수준이다”, “깜짝 놀랐다”,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이기적이다”는 등으로 비난 섞인 반응을 보였다. 어떤 이는 “맹금류 사진과 인형을 창가에 놓아둬라”, “독수리 소리를 크게 틀어놔라”라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2009년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지만, 먹이를 주는 시민을 단속할 방법은 없다.

차량 아래 놓인 길고양이 사료 그릇이다. (출처 : 보배드림 사진 캡처)
차량 아래 놓인 길고양이 사료 그릇이다. (출처 : 보배드림 사진 캡처)

◇고양이

차량 근처에 누군가 길고양이를 위한 사료를 놓아 차량에 흠집이 생기는 등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캣맘·캣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차주는 차량 근처에 고양이 사료가 놓여있는 것을 종종 봤는데, 길고양이가 사료를 먹기 위해 차량으로 왔다가 발자국과 흠집 등을 남겼다고 토로했다.

B씨는 아파트 입주민만 볼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지하 주차장에 고양이가 드나들면 입주민과 고양이 모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하 주차장에는 사료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하지만 이후에도 사료 그릇이 종종 목격됐다. B씨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고양이 민원을 받아도 동물학대 등으로 시비에 휘말릴까 봐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행법상 길고양이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밥을 준 이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한다.

차량 아래 놓인 길고양이 사료 그릇이다. (출처 : 보배드림 사진 캡처)
차량 아래 놓인 길고양이 사료 그릇이다. (출처 : 보배드림 사진 캡처)

 

◇야릇한 신음

입주민 간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이 빚어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공개적으로 경고문을 붙이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번에는 층간소음이 아니라 ‘신음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이 공개됐다.

최근 트위터 이용자 C씨는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메모를 공개했다. 이 메모에는 “몇 호인지는 모르겠지만, 성관계 소리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며 “주로 여자분 신음으로, ‘나 미칠 것 같아’가 단골 멘트”라고 적혀 있었다.

메모는 이어 “소리 크게 내면서 하고 싶으면 모텔 가세요”라면서 “조금만 조심해달라”고 부탁했다. 메모를 본 누리꾼들은 “쉬고 싶은데 저러면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직장인은 ‘이번 주 엘리베이터 근황’이라며 메모 두 장을 사진 찍어 올렸다.

메모에는 구체적인 날짜와 함께 ‘신음 테러’를 당했다고 적혀 있었다. “에로 영화를 찍으시는지 여성분의 신음 때문에 불쾌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 둘이서 뭘 하든 조용히 좀 진행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메모 바로 옆에는 항의에 맞장구치는 다른 주민의 글이 붙어 있었다. “대체 저 집 몇 호입니까? 아마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지 않아 저렇게 무개념 행동을 하는 거겠죠”라고 비난했다. 이 메모는 또 “다른 이웃집에 피해 주는 거 나 몰라라 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실 거면 이사 가라”라면서 공동주택 생활 예절을 강조했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 

김지혜 기자 jhkim@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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