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중교통수단 간 환승편의 증가, 광역버스 이용자 통행시간 감소, 도심 대기질 개선 기대"
서울시의 광역버스 도심 진입 제한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 강남역 행 M버스에 영향 우려
2호선과 9호선의 혼잡도 더욱 가중... 긴 환승이동거리로 인해 역효과 예상되어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당산역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 위치. 제설 및 도로복구를 위한 장비보관소가 있는 노들로와 올림픽대로 사이 부지를 활용하여 짓는 것을 검토중에 있다. (자료=서울시)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당산역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 위치. 제설 및 도로복구를 위한 장비보관소가 있는 노들로와 올림픽대로 사이 부지를 활용하여 짓는 것을 검토중에 있다. (자료=서울시)

서울시가 광역버스 이용자들이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같은 도시고속도로에서 바로 지하철, 시내버스로 갈아탈 수 있는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을 추진하고, 1호 사업지로 당산역 일원을 택하였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도시 간 광역교통문제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인 국토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와 서울시의 협력으로 추진되는 사업인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은 보행로를 따라서 인근 지하철역이나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바로 연결 가능한 곳에 설치하는 것이 특징으로, 광역버스가 나들목으로 나가지 않고도 승객이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바로 환승할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 보행연결로 등을 갖추었다고 서울시는 설명하고 있다.

특히 1호 사업지로 선택된 당산역은 올림픽대로와 전철역 간 이격거리가 150m 정도 되는 곳으로 환승정류장을 설치하기 최적의 조건이라고 서울시에서 말했다. 기존 당산역 경유 광역버스들은 노들로에서 당산역 교각 하부로 급격하게 우회전하여 진입하였는데, 진입도로가 매우 협소하여 이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잦았던 곳이었다.

서울시는 당산역 일원에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을 설치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줄이고, 도시고속도로에서 대중교통 수단 간의 환승편의를 높여고 광역버스 수요를 지하철로 분산하는 것은 물론,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광역버스 이용자들의 통행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서울시는 광역버스의 혼잡한 도심 도로 진입을 억제해 서울시내 교통정체를 완화하고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시에서 밝힌 당산역 환승정류장 구축 시 버스노선 정비유형. 서울시는 도로 혼잡 등을 이유로 인천시 및 경기도 노선의 한양도성내(4대문 안) 및 강남 지역 등 상업, 업무 중심지 진입을 제한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도심으로 진입하는 광역버스를 당산역으로 단축시키는 방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환승정류장을 둠으로 인해 오히려 2, 9호선의 높은 혼잡도를 더욱 가중시키고, 환승저항 증가로 인해 자가용 이용이 증가하는 역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자료=서울시)
서울시에서 밝힌 당산역 환승정류장 구축 시 버스노선 정비유형. 서울시는 도로 혼잡 등을 이유로 인천시 및 경기도 노선의 한양도성내(4대문 안) 및 강남 지역 등 상업, 업무 중심지 진입을 제한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도심으로 진입하는 광역버스를 당산역으로 단축시키는 방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환승정류장을 둠으로 인해 오히려 2, 9호선의 높은 혼잡도를 더욱 가중시키고, 환승저항 증가로 인해 자가용 이용이 증가하는 역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자료=서울시)

그러나 서울시가 당산역 환승정류장을 추진하는 의도 및 취지가 순수해보이지는 않아보인다. 무엇보다도 서울 중심적으로 추진중인 서울시의 교통 정책으로 인해 서울 이외 지역에서 발생되는 광역교통 문제에 있어 가장 소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일관되는 관외노선 진입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관외에서 들어오는 광역버스들로 인해 서울 도심이 혼잡하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울시는 강남을 비롯한 도심 지역으로 진입하는 노선 대신 서울 도심 외곽에 위치한 전철역으로 환승을 유도하고 있다. 외곽 전철역까지는 버스를 이용하고 도심까지 전철을 이용하라는 의미이다.

서울의 인구 분산 정책으로 신도시 등이 조성되어 많이 분산되었지만 여전히 서울에 직장을 두는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는 타 수도권으로 분산된 인구의 서울시 광역교통 해결을 오롯이 각 수도권 기초자치단체나 인천시, 경기도 등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

이 상황에서 서울시는 통근 수요가 많은 서울 도심 행 광역버스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외곽 지역의 전철역까지는 광역버스의 신설을 허용은 하겠지만, 서울 주민들의 교통불편을 덜기 위해 도심 지역으로 진출은 제한을 두겠다는 것이다.

대광위와의 협조 하에 교통을 분산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서울시에서 환승정류장 설치를 신규 광역버스 개통을 추진할 때 도심 진입을 막는 카드로 활용하거나, 오히려 도심 행 광역버스의 단축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매우 크다. 청라에서 양재시민의숲까지 운행할 예정인 강남행 M버스 개통 추진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서울시의 외곽 지역 전철역으로 환승을 유도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출퇴근 교통난을 악화시키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무엇보다 환승을 강제함으로 인해 생기는 환승저항은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어, 역으로 자가용의 이용률이 상승하여 교통체증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산역의 경우에도 2호선 전철역 플랫폼과는 150m의 거리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기상 악천후를 고려하지 않은 조건, 그리고 수직이동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행정적 편의만을 고려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9호선 당산역과 환승하기 위해서는 지상(환승장)-고가(2호선)-지하(9호선)을 오가야 하는 불편이 발생될 수 있음에도 서울시는 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2호선과 9호선은 서울시에서도 가장 혼잡한 전철역으로 악명이 높고, 특히 9호선의 경우 김포골드라인의 개통 이후 혼잡도가 더 높아지며 승객들이 기피하는 교통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9호선에서 가장 혼잡도가 높은 당산역~고속터미널역 구간에 속해있는 역이 바로 당산역이다.

당산역 환승정류장은 단순히 교통량 분담의 목적으로써만 역할을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에서 환승정류장의 취지를 악용하여 다른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이용에 방해요소로 작용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감시가 매우 중요하다. (사진=국토교통부)
당산역 환승정류장은 단순히 교통량 분담의 목적으로써만 역할을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에서 환승정류장의 취지를 악용하여 다른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이용에 방해요소로 작용되지 않도록 지역사회의 감시가 매우 중요하다. (사진=국토교통부)

 

결과적으로 환승정류장의 설치는 취지와 명목은 좋다고 판단될지라도, 오히려 서울시의 도시철도의 혼잡도를 더욱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서울 시민들과 수도권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저하로 이어져 수도권 교통 서비스의 양적, 질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는 "당산역 환승정류장이 설치된다면 추후 여의도 행 광역버스 혹은 M버스의 신설을 추진할 때 또 다른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환승정류장 설치가 주민들이 염원하는 강남행 M버스 추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지역 정치인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청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