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충남 예산으로 이전 추진... 1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
인천경제청, 서부산업단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 추진

경서동 호두산로 92 소재 인천지방서부산업단지본부 건물(사진=더청라)
경서동 호두산로 92 소재 인천지방서부산업단지본부 건물(사진=더청라)

인천서부지방산업단지(서부산단)에는 과거만큼 많지는 않지만, 여전히 25개의 주물공장이 존재한다. 이들은 제조업의 핵심산업이라 일컫는 기초 공정 산업인 '뿌리산업'에 속해있어 완성품 제조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물공장들은 동시에 서부산단 지역에서 유발되는 악취의 근원이 되고 있다. 실제로 청라 지역에서는 매년 주물공장 발 악취가 많이 접수가 되고 있으며, 이에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청라총연)에서 환경 감시단을 모집하여 실제 악취가 발생한 공장 현장을 찾아가는 등 악취 근절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물공단을 포함한 서부산단 입주기업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는 서부산단이 산업단지로 지정되어 있어 법적으로 기준 대비 500배 이상이 넘은 경우에만 처벌하고 있어 대기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악취의 원인은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금속을 녹여 틀 안에 넣은 뒤 응고시켜 원하는 모양의 금속제품을 얻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틀에 사용되는 거푸집에서 발생되는 분진이다.

1995년 인천주물지방공업단지로 출발한 이후 1999년 서부산단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나, 조성된 지 20년이 넘어가면서 제조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악취와 분진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이에 인천시는 2009년 남아있는 서부산단의 주물공장들을 충남 예산 신소재공업단지로 일괄 이전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예산군 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주물공장 이전을 추진했던 충청남도지사가 떠나게 되면서 이전문제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사실상 서부산단의 이전문제가 흐지부지된 상태이다.

서부산업단지 본부 건물 입주기업(사진=더청라)
서부산업단지 본부 건물 입주기업(사진=더청라)

이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지난해 서부산단 부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의 지정을 검토하면서 다시 주물공단의 이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부산단 부지 전체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청라를 포함한 주변지역의 악취 및 분진 발생문제 해결과 동시에 경서동에 자리잡은 LG전자 인천캠퍼스를 위시로 한 자동차 배터리 연계사업 활성화와 함께 연관 기업 이전으로 4차산업에 대비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서부산단의 경제자유구역 편입 논의가 그 이전인 2018년에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로 기존 주물공장 사업체와의 경제자유구역으로의 지정 논의가 없었던데다 2019년에 시작한 서부산단 편입 연구용역은 올 연말에나 나올 예정이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된다 하더라도, 전제가 되어야 할 서부산단에 남아있는 주물공장의 이전문제도 결코 쉽지 않다. 충남 예산군으로 이전 문제도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인천시는 타 지자체와의 접촉을 통해 주물공단의 이전을 타진하고 있으나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라총연 배석희 회장은 "청라 주민들은 청라소각장 외에도 서부산단에 자리잡은 주물공장 및 악취 유발시설로 인해 크게 고통을 받고 있다"며 "주물공장의 이전이 추진되어 청라 뿐만 아니라 서구 지역의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하고 서부산단 지역이 새로운 4차산업의 터전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 회장은 "서부산단으로 발생되는 악취와 분진으로부터 주민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민단체 및 환경보호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 환경단체가 어떠한 이유로 서부산단 본부 건물 지하에 들어와 있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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