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인천경제청 비즈니스센터에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사진=더청라)
지난 5월 28일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인천경제청 비즈니스센터에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사진=더청라)

"혼란스럽다 혼란스러워~"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 공모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을 접한 기자의 심경이다.

최근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투자 흐름에 의해 병원복합개발사업이 '트로피 애셋'(Trophy Asset;독보적 투자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금싸라기 땅에 수익성을 갖춘 청라의료복합타운 개발에 의료업계 외에도 건설업과 투자업계에서 큰 관심을 가질만한 것은 당연지사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업 공모에 참가한 다섯 곳의 컨소시엄은 결코 어느 하나 만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 업계와 청라 주민들의 분석이다.

'서울아산병원하나은행케이티앤지컨소시엄'은 이미 규모와 이름값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한성재단컨소시엄'은 비교적 부족한 병원(세명기독병원)의 저명도를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위시로 하는 파트너십의 강화로 그 공백을 메웠다.

또한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의 원 사업자였던 차병원을 내세운 '메리츠화재컨소시엄' 역시 수 년간 쌓아올린 BT 연구사업을 자랑하고 있으며, '의료법인 제 1호' 순천향대 부속병원이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은 견고한 자산조달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천의 맹주' 인하대학교병원이 참가한 '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주민들의 '사업자 선호도 조사', 그 진정한 의미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출신지역'과 '계급장' 모두 떼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구상하고 있는 산·학·연·병 융합을 바탕으로 인천 지역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해외 의료관광 유치 등의 부가 사업을 수행해낼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공정하고 투명한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

청라총연 비대위에서 실시한 사업자 선호도 조사와 청라 아파트 내 자체 여론조사, 본지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모두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높은 지지도를 나타낸 것은 주민들의 시각에서 해당 컨소시엄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해 낼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선호도 조사'인 만큼 이름값과 규모가 투표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인천경제청의 사업자 심사에 있어 주민들의 선호도가 영향을 주기는 어려우며, 주어서도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자 선호도 조사 결과의 '진정한 의미'는 오랫동안 표류했던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바라는 주민들의 여론이 반영된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갖추고 사업자의 자질을 평가해달라는 의미인 것이다.

 

오는 7월 중 본격적인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 심사를 앞둔 가운데, 각 컨소시엄 간의 장외 경쟁이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내세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Image by rodrigobittencurt from Pixabay)
오는 7월 중 본격적인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 심사를 앞둔 가운데, 각 컨소시엄 간의 장외 경쟁이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내세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Image by rodrigobittencurt from Pixabay)

허위사실로 점철되는 장외 신경전

사업신청서 제출 마감 이후, 각 유력 컨소시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컨소시엄 참여 업체의 면모를 공개하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한 컨소시엄에서 업무협약 체결 소식을 공개하면 다른 경쟁업체에서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참여업체의 참가소식을 알리며 서로 숨기고 있던 '카드'를 하나 둘 씩 꺼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부 언론과 매체, 지역 정치인과 유력인사 등에서 특정 컨소시엄을 밀어주는 듯한 행보와 함께 다른 경쟁업계를 심히 견제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며 경쟁업체 간의 장외 신경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평가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을 상대로 하는 허위유포성 기사가 평가를 앞둔 20일 이후부터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산의료원 산하 병원을 관리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재단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재단의 이름에서 비롯된 오해로 인해 설립이 불가능한 '사회복지법인'이라고 오해하는 듯한 기사는 '애교'에 불과하다.

한 '영화 전문 매체'에서 '단독'으로 올라온 기사에서는 '서울아산병원하나은행케이티앤지컨소시엄'의 구성원인 KT&G의 사업 참가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내용에 위반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해당 기사에서는 대한금연학회 관계자의 말을 빌려 담배제조회사인 KT&G가 공공보건사업인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사업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회사인 영진약품을 비롯하여 인삼·한방 관련 사업을 하는 KGC인삼공사를 계열사로 둔 KT&G가 보건분야에 투자한 선례도 있는데다, 국내 바이오업계 우량기업으로 평가받는 셀트리온의 사업기반을 마련하는 등, KT&G의 사업 참여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반응도 있다.

더군다나 금연학회 측에서 주장하는 인용문구인 '담배회사는 공중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어떠한 계획에도 파트너로서 참여해서는 안된다'(The tobacco industry should not be a partner in any initiative linked to setting or implementing public health policies, given that its interests are in direct conflict with the goals of public health.)라는 내용에 대해, 주민들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이 '보건정책 수립 및 추진'이 아니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경쟁 컨소시엄의 '선 넘은' 지적을 경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화 전문 매체에 올라온 기사에 대해, 대한금연학회 임원진 중에 특정 컨소시엄에 참가한 병원에 소속된 인원이 있다는 이유로 경쟁자 '흠집내기'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인원은 대한금연학회의 주장을 그대로 실어 KT&G의 컨소시엄 탈퇴를 요구한 '인천공공의료포럼'을 주관하는 '인천시 공공보건의료진료단'의 단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 나아가 한 언론에서 지역 연고의 특정 컨소시엄을 부각하는 '홍보성 기사'를 낸 것과 일련의 선상에 두고, 특정 컨소시엄에서 자행하는 '흑색선전'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남춘 시장이 지난 14일 청라의료복합타운 예정지를 찾아 인천경제청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더청라)
박남춘 시장이 지난 14일 청라의료복합타운 예정지를 찾아 인천경제청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사진=더청라)

과도한 비방은 판단을 흐리게 한다

현재 인천경제청 측에서는 7월 중으로 예정되어 있는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사업 심사를 앞두고 절차를 준비 중에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심사와 관련된 일련의 일정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각 컨소시엄의 발표 이후 7월 중 심사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심사에 앞서 과도한 컨소시엄 간 장외 신경전에 대해서도 "우리는 실무적으로 우리의 일을 해야 할 뿐"이라고 짧게 대응할 뿐이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인천경제청 관계자들의 답변 속에서, '원론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관계자들의 고충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인천경제청이 바라는대로, 더 나아가 청라 주민들과 인천 시민들이 원하는 '최상의 결과'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으나, 그 결과까지 나아가기 위한 과정은 지금 너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에 참전한 컨소시엄들이 사업자로써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각 컨소시엄이 구체적으로 마련한 개발 청사진 그 자체를 두고 판단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일련의 상황을 두고 흘러가는 상황은 '꼬투리잡기' '상대방 흠집내기' '지역 기반 호소' 등 마치 정치판에서 보았던 양상들과 매우 닮아있다.

스스로를 방어하고 상대를 흠집내기 위해 유력인사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을 동원한 '흑색선전'의 피해는 결과적으로 스스로에게 돌아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과도한 비방으로 인해 상대에 조그마한 데미지를 줄 수는 있으나, 결과적으로 평가의 대상은 '구체적인 계획과 확실한 실천'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구체적이고 확실한 미래 청사진보다 경쟁업체를 상대로 비난을 끊임없이 퍼붓는 맹공에 집중하는 듯한 특정 컨소시엄에 묻고 싶다. "그대는 지금 쓰라린 '팩트 폭력'이 무서워서 비겁하게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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