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신봉훈 소통협력관 폭주 속에 침몰하는 박남춘號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힘이나 권력을 가졌을 때 사용하는 사자성어다. '함께 만드는 인천'을 슬로건으로 내건 인천시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인천시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문고리 실세'가 있다.

2019년 7월 열린 수돗물 관련 인천시 간부회의. 박남춘 시장과 신봉훈 소통협력관(오른쪽). (사진=인천시)
2019년 7월 열린 수돗물 관련 인천시 간부회의. 박남춘 시장과 신봉훈 소통협력관(오른쪽). (사진=인천시)

허울뿐인 '소통', 결과는 '불통'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인천시는 '붉은 수돗물 사태'로 시민들의 강력한 지탄을 받았고, 박남춘 인천시장은 고발당해 조사까지 받는 큰 오명을 남겼다. 이 사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는 '불통'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에 가장 큰 오명을 남긴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시장은 "상수도사업본부 또는 부시장의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사태 발생 19일 만에서야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출범한다"고 자신 있게 발표했다.

하지만 오히려 지역 주민단체들은 별도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의 민·관합동조사단에 정작 피해지역을 대변할 시민 인사는 부족하고, 조사단의 선정 기준조차 모호하며, 이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시장은 빠져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누가 봐도 형식적이고, 허울뿐이며, 상황을 면피하고 시민의 눈을 가리려는 흑심이 눈앞에 그려지는, 이러한 실속 없고 겉치레만 차리는 엉터리 소통의 책임자는 누구일까? 바로 신봉훈 소통협력관이다.

과거 보도에 따르면 소통협력관은 박남춘 시장의 직속 기구로 2급 상당 개방형 직위이다. 시장 직속의 2급 상당 직위 소통 책임자, 시장의 오른팔이나 마찬가지다.

박남춘 시 정부 출범 이후 시가 어떠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틀에 찍어내듯 만들어 거수기 역할을 전담시키는 민·관협의체, 위원회, 조사단들이 바로 소통협력관의 머릿속에서 나온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030 미래이음 소통행정분야 설명회'에서 소통협력분야 발표하는 신봉훈 소통협력관 (사진=인천시)
'2030 미래이음 소통행정분야 설명회'에서 소통협력분야 발표하는 신봉훈 소통협력관 (사진=인천시)

노무현 계승한다던 박남춘號, 떠오르는 건 전두환 정권

박남춘 인천시장은 임기 전부터 본인을 '뼈노'(뼛속까지 노무현)라고 주장하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박남춘 시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전격 입성한 신봉훈 소통협력관 부임 이후 인천시의 허울뿐인 소통 행정 가운데, 만약 진정성 있는 소통이 있었다면 그 중심을 차지했어야 할 '시민'들은 마치 '인천시가 레시피대로 조리하는 요릿속 조미료'처럼 마구 오남용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청라 광역폐기물소각장에 대한 인천시의 영구화 흑심에서도 드러난다.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이나 마찬가지인 내구연한이 이미 지난 청라 소각장을 계속 가동하며, 수년째 폐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피눈물을 뒤로하고, 박남춘號의 인천시는 이 소각장의 영구화를 위한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지난해 10월, 박남춘 시 정부의 3급 국장인 백현 환경국장의 지휘 아래 청라 소각장 영구화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시도하였고, 주민들은 홍콩 우산 혁명을 본딴 녹색우산 집회를 하며 격렬한 저항을 했다.

결국 두 차례 예정된 설명회는 무산되었지만, 우산을 든 시민들의 격렬한 저항과 이를 무시한 채 통장들과 공무원들을 불러 앉혀놓고 강행하려 한 인천시의 새까만 술수는 시민들을 짓밟고 폭주하는 공산당의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청라 소각장 향한 주민 반대속에 강행된 설명회. 마이크를 잡고 있는 박남춘 시장 왼쪽에 앉은 신봉훈 소통협력관, 그 왼쪽이 백현 환경국장. (사진=인천시)
청라 소각장 향한 주민 반대속에 강행된 설명회. 마이크를 잡고 있는 박남춘 시장 왼쪽에 앉은 신봉훈 소통협력관, 그 왼쪽이 백현 환경국장. (사진=인천시)

며칠 지나지 않아 이러한 모습은 다시 반복되었다. 두 차례 예정된 설명회가 시민들의 저항 속에 무산되자, '청라 민심 달래기'를 한다며 박남춘 인천시장이 직접 참여하는 설명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청라호수도서관에서 진행되는 설명회에 소각장 폐쇄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녹색 우산을 들고 도서관을 둘러싼 채 입장을 거부하였고, 박남춘 시장은 경찰과 직원들의 에스코트 속에 미리 준비된 동선을 따라 설명회장에 진입하였다.

설명회장 밖에서 녹색 우산을 들고 항의하는 시민들의 외침 속에도 설명회는 강행되었다. 설명회장은 박 시장의 당원들과 공무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시장 옆에는 '소통'을 책임진다던 신봉훈 소통협력관이 앉아 있었고, '뼈노' 박남춘 시장 주변을 메운 어용 집단의 행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전두환 군부의 거수기를 보는 것과 같았다.

이날 신봉훈 소통협력관의 SNS에는 "박남춘 시장님이 직접 찾아간 설명회는 개최라도 되어 한걸음 진전되었다"고 자평하는 글이 올라왔다. 신 협력관은 이어 "청라소각장 현안은 소통협력관실이 맡게 되었다"고 했다.

청라 주민들에게 '소통협력관이 맡는 청라소각장'은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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