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197개 노선 중 89개 존치, 84개 변경, 31개 신설, 24개 폐선
- 청라 지역은 3개 노선 폐지, 3개 미경유, 6개 노선 새로 청라에 들어와
- 인천 시내버스 총 차량대수 감소로 인한 배차간격 증가-현실성 없는 노선 선형 등은 문제점

인천시 시내버스(사진=더청라)
인천시 시내버스(사진=더청라)

'인천 시민의 발' 인천광역시 시내버스의 개편의 주 골자가 나왔다.

인천광역시는 지난 22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2월 31일에 시행할 인천광역시 시내버스 최종 개편안을 공개하였다.

인천시는 12월로 예정된 인천 도시철도 1호선 송도달빛체육공원역 연장과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서울 도시철도 7호선 석남역 연장 등에 대비하고, 시의 버스 준공영제버스 지원에 있어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한 한정면허 시내버스 면허를 폐지하고 이를 준공영제 노선으로 대체하기 위해 시내버스 개편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의 버스노선은 경인전철과 인천지하철을 중심축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지속적인 도시발전 및 인구밀접지역의 변화 등 변화된 대중교통 여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왔다"며 "원도심과 신규개발지역 등 지역간 버스공급의 불균형에 따른 대중교통서비스 격차해소에 대한 요구도 계속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의 적자보전을 위한 지원금이 2016년 595억원에서 2017년 904억원, 2018년 1079억원, 2019년 1271억원으로 연평균 22.1%씩 증가했으며, 2020년는 1536억원이 계상되어 인천시 재정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마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전했다.

당초 인천시는 7월 31일 노선개편을 시행하려 하였으나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에 따라 주민 의견 청취 수렴 스케줄이 늦춰지는 등 준비에 차질을 빚었고, 5개월 늦춰진 12월 31일에 시행하게 되었다.

시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권역별 지역 설명회와 찾아가는 현장 설명회를 통해 시내버스 노선 중간용역 결과를 공개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였고, 10월 14일 버스정책위원회 회의를 거쳐 최종 개편안을 마련했다.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를 직통으로 이어주는 노선으로 계획된 간선급행버스 91번은 대중교통으로 이용이 불편했던 양 지역 간 교류에 있어 '혁신'이 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긴 배차간격으로 인해 이용객들의 가려움을 긁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자료=인천시)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를 직통으로 이어주는 노선으로 계획된 간선급행버스 91번은 대중교통으로 이용이 불편했던 양 지역 간 교류에 있어 '혁신'이 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긴 배차간격으로 인해 이용객들의 가려움을 긁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자료=인천시)

89개 존치, 84개 변경, 24개 폐선, 31개 신설 등 총 204개 노선 운행

시는 기존 197개 노선 중 준공영제 미포함 노선인 광역버스와 청라 GRT를 포함한 89개 노선을 존치하고, 나머지 노선 중 ▲84개 노선 변경 ▲한정면허 노선(700번대, 900번대)를 포함한 24개 노선 폐선 ▲생활밀착형 순환버스인 '인천e음버스' 18개를 포함한 31개 노선을 신설하여 204개의 노선 2,204대가 인천 시내를 순회하며 운행하게 된다.

이는 10월 1일 기준 197개 노선 2,303대에서 노선은 7개가 늘어났지만 운행대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인천e음버스 신규분 42대가 증차되었지만 청라를 포함하여 송도, 논현, 검단, 영종 등 신규 택지지구 수요 및 지역밀착형 노선으로 운행되었던 한정면허 차량 141대가 감차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존치된 노선들도 일부 차량이 신설노선 및 변경노선에 투입되기 위해 감편되는 등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개편 수혜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e음버스 이미지. 시는 인천e음버스 도색으로 '올리브그린' 색을 채택했다고 밝혔다(자료=인천시)
인천e음버스 이미지. 시는 인천e음버스 도색으로 '올리브그린' 색을 채택했다고 밝혔다(자료=인천시)

생활밀착형 순환버스 '인천e음버스'... 대중교통 음영 해소에 초점

금번 시내버스 개편의 핵심요점 중 하나로 인천시는 생활밀착형 순환버스인 '인천e음버스'를 들었다. 18개 노선 42대가 운행하게 될 인천e음버스는 생활권역 별 통근, 통학 수요에 대응하고 시내버스의 접근이 힘들었던 대중교통 취약지역에 버스를 투입함으로써 교통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인천e음버스의 골자이다.

골목길 투입 등 대체로 도로가 협소한 곳을 운영하게 되는만큼 마이크로버스~중형버스가 투입될 예정이며, 인천시는 개편에 앞서 현재 한정면허 노선을 운영중인 버스업체 6곳과 협약을 맺어 인천e음버스를 조기 투입하기로 확정하였다.

다만 노선에 따라 2대 내지 3대까지 투입되어 운영되는 만큼 긴 배차간격은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e음버스 노선 중 청라국제도시 내 중, 고등학교와 청라국제도시역을 잇는 노선으로 운행되는 '인천e음84'(시계방향)번과 '인천e음85'(역시계방향)번의 경우 20km 정도의 구간을 2대로 30~4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것으로 인가되어 있다. 긴 배차간격으로 운영되어 '생활밀착형'이라는 취지와 달리 통학 및 통근을 위한 노선으로 많은 승객이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간선급행버스로 청라국제도시와 부평역을 이었던 904번이 폐선됨에 따라 일부 구간을 '임시'로 운행했던 94번은 금번 개편대상에서 폐지노선으로 분류되었다(사진=더청라)
간선급행버스로 청라국제도시와 부평역을 이었던 904번이 폐선됨에 따라 일부 구간을 '임시'로 운행했던 94번은 금번 개편대상에서 폐지노선으로 분류되었다(사진=더청라)

청라 지역은 6개 노선 사라지고 6개 노선 생겨...5단지~부평 직통노선 사라져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오는 23개의 노선 중에서는 5개 노선은 현 노선 그대로 존치되고 6개의 노선은 더 이상 청라로 들어오지 않게 변경된다. 대신 6개의 노선이 새롭게 청라에 들어오며 나머지 12개 노선은 청라 및 타 지역 구간에 변동이 생기게 된다.

현 노선 그대로 다니는 노선은 특수 노선인 701, 702번(청라 GRT)과 7700번(청라 BRT), 그리고 광역버스인 9300번과 인천공항1터미널 행 306번이며 이 중에서 인천시 개편 검토대상에 포함되었던 노선은 306번이 유일하다.

청라1단지를 소폭 경유했던 3-2번과 청라 2,3단지를 경유했던 46번, 서부산업단지 및 경서동에서 청라국제도시역 연계노선으로 청라국제도시 내부는 들어오지 않았던 111번은 금번 개편으로 더 이상 청라국제도시로 들어오지 않게 되었고 42-2, 94, 904-1번은 오는 12월 31일 이후에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다.

대신 청라국제도시 내부를 순환하는 인천e음버스 84, 85번과 청라국제도시~송도국제도시 직통노선인 간선급행버스 91번, 46번 단축구간 중 일부를 운행하는 47번이 새롭게 신설되어 청라에 입성하며 111번 청라국제도시역 미경유를 대체하는 24-1번과 운송회사 변경에 따라 노선이 연장된 63번이 새롭게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온다.

청라 지역으로 한정하여 인천시 버스노선 개편의 주 내용은 ▲GRT 수혜를 적게 입었던 5단지와 GRT를 제외하고 시내버스 노선이 다양하지 않았던 6단지에 시내버스를 공급하고 ▲노선 폐지 및 구간변경으로 인해 큰 공백이 예상되는 904-1, 94번, 46번의 빈자리를 다른 노선으로 채우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904-1번이 담당했던 청라5단지~부평역 직통연계가 이번 개통으로 인해 사라져 다른 노선으로 환승이 강제되고, 대부분 노선의 배차간격이 20분이 훌쩍 넘는 등 오히려 이번 버스 개편으로 인해 '개악'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앞서 언급했던 청라국제도시 인천e음버스 외에도 금번 노선 개편에서 인천시가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청라~송도 직통노선 91번은 인천김포고속도로(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를 통한 직통노선임을 앞세워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불편했던 양 지역간 교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차량 6대로 배차간격 30~40분으로 다니는 것으로 계획되어 이용객들의 가려움을 긁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으며, 청라 및 송도 내부 노선 선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의견도 존재한다.

 

인천시에서 공개한 43번 개편안에는 자동차로 절대로 지나갈 수 없는 구간(주황색 원)으로 노선이 그려져, 시에서 노선 선정을 위한 현장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자료=인천시)
인천시에서 공개한 43번 개편안에는 자동차로 절대로 지나갈 수 없는 구간(주황색 원)으로 노선이 그려져, 시에서 노선 선정을 위한 현장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자료=인천시)

배차간격 문제, 노선 선정 문제 등 시행에 앞서 '우려 많아'

노선 개편안을 접한 시민들은 노선이 개선되어 편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보다 기존에 애용했던 노선들이 없어지거나 배차간격이 길어져 불편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먼저 앞선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인천시는 노선개편 과정에 대해 소통과 협력을 통한 시민과 업체의 의견수렴, 과학적 분석을 통한 합리적 노선설계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교통카드, 이동통신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요분석을 진행했고, 도로·철도계획 및 차고지 현황, 아파트 입주 등 대규모 교통유발시설 계획 등 미래의 수요까지 감안했다"며 "이러한 수요분석을 통해 지역균형, 굴곡개선, 신수요충족, 환승편의 증대, 장거리개선 등의 개편요인을 확인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선도, 배차간격, 한정면허 대체, 굴곡도 개선 등의 노선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에 시는 배차간격이 평균 18~19분에서 16~17분 대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실제 운송업체의 운행패턴 및 교통량과 주52시간 근무제도 시행에 따른 휴게시간 확보 등 승무원의 근무여건 등을 고려한 결과인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2016년 시내버스 개편 시행 당시에도 인천시는 한정면허 말소 정책 시행과 함께 노선을 개편하고 굴곡도를 줄여 배차간격을 개선해 준공영제 재정지원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오히려 시행 이후 인천 도시지역의 확대에 따라 노선 역시 늘어낢에 따라 굴곡도 증대와 배차간격 증가로 이어져 준공영제 적자보전액이 증대되는 결과로 이어져, 이번 2020년 시내버스 개편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 역시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인천시는 노선을 선정함에 있어 제대로 된 현장답사를 통해 지역 여건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실례로 인천시에서 공개한 43번의 노선안에 따르면 청라6단지에서 3단지로 이동 시 청라대로~경제로~청라크리스탈로로 운행하도록 되어 있으나, 호수공원1지하차로로 호수공원 지하를 관통하는 경제로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탁상 위에서 자 대고 줄로 그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인천시는 금번 노선 개편에 스마트폰 앱을 통해 버스를 호출하면 해당 정류소로 직접 찾아와, 호출에 따라 노선을 결정해 운행하는 신개념교통수단인 I-MOD(스마트모빌리티) 서비스도 노선개편에 포함했다.

노선개편으로도 대중교통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교통사각 지역에 대한 대체수단으로 소개한 I-MOD는 2020년 10월말 영종지역으로 시작으로, 2021년 송도와 남동공단, 2022년 검단과 계양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시에서 전한 바 있다.

하지만 I-MOD 서비스는 아직 '실증 단계'로, 영종(섬 지역, 도서복합지역), 송도(격자형 계획도시지역), 남동공단(첨두시간과 비첨두시간 이용객 편차 심함), 검단신도시(신규조성 택지지역), 계양1동(농촌 지역) 등 다양한 도시 모델에서 신개념교통수단 공급을 시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인천시는 이에 대해 "I-MOD 이용수요 패턴 안정화 이후 준공영제 노선체계 조정 및 신설 대체 가능성에 대해 향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시내버스 개편의 결과가 구도심 지역의 교통불편 증대와 신도시 지역의 배차간격 문제로 인해 '낙제점'이었다는 평을 받았던 인천시가 오는 2020년 시내버스 개편에서는 어떠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은 시 홈페이지 '시내버스 노선개편 > 개편노선정보' 메뉴(https://www.incheon.go.kr/traffic/TR070501)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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